Tensegrity

 

두가지의 충돌이 이루는 조화가 세상을 지탱할 수도 있다.

가끔씩 A는 꿈을 꾼다. 불투명 유리가 중앙에 자리잡은 나무문을 열고 카펫이 깔린 방으로 들어가면 큰 창문이 마주하고 있고 창문 밖으로 보이는 큰 나무와 나무사이로 보이는 풍경 그리고 수평으로 자란 나무가지위에 앉아서 제 볼 일을 보고 있는 새들이 보인다. 어쩌면 그때가 A의 인생의 절정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나아가는 솔솔한 재미가 있었고 모두 같은 곳을 향해가는 동질성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스템은 계획된 대로 움직였고 일이 있어 일찍 출근이라도 할라치면 누군가 연구실을 후버링하고 있었다. 내가 출근하기 전에 휴지통을 비우고 바닥을 매일 청소하는 고마운 사람들과 인사하는 것도 그때 뿐이었던 것 같다. 더 나은 환경속에 들어온 것 같지만 지금은 아무도 연구실을 청소해 주지 않는다. 사회적 시스템이 빈곤한 사회가 주는 일종의 슬픔과도 같은 것이다. 모든 구성원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수없이 많지만 사실은 해주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껍데기 뿐인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국에서 거주하는 한국인이 코로나로 인해서 선진국의 실체가 들어났다고 한다. 대표적인 예로 사망률을 들었다. 그리고 베트남의 사망률을 언급했다. 처음에는 A도 같은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지금 누리지 못하는 자유를 누리고 내가 아주 오래전에 누리고 아직도 기억하는 많은 것들을 지금도 누리고 있으리라. 나는 요즈음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떠난 나라에 미련을 가지지 말고 내가 살고 있는 나라에 대해서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공정한 것이 아닌가?

압축과 인장이 눈에 보이는 구조가 가지는 단순함이 복잡함을 대신할 수 있다면 언제든 그 단순함을 택하는 것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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