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결과를 보고 과정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반면 과정을 보면 결과를 유추하기 쉽다.
주경야독이라는 말이 있다. 많은 이들이 하는 이야기다.
예전에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해서 성공한 분들이 많다.
일과 공부는 다른 것 같으면서도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 일이라고 생각하면 일이되고 또 그게 인생공부든지 실제공부든지 공부라고 생각하면 공부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실 주경야독하는 분들의 전형은 둘 다 공부로 보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단순한 밥벌이가 아닌 내가 큰 인생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사회가 주는 폐단 중의 하나는 자리에 대한 집착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쓰인다.
과정을 중요시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 자리에 갈 수 없는 사람이 갔다면 자리에서 끌어내려야 한다. 그것이 과정의 정의로움이다.
정의롭지 못한 과정으로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또 시간이 지나면 그 자리가 과정을 정의롭게 한다는 매우 위험한 발상은 사회를 붕괴시킬 수도 있다. 사회적 묵의가 주는 건전한 사회의 붕괴는 우리사회의 곳곳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다.
정의롭지 못한 과정은 공소시효를 두지 말아야 한다. 정의롭지 못한 과정에 대한 책임을 도적적으로 법적으로 끝가지 물어야 한다.
구조물의 설계에서도 과정은 중요하다. 같은 수치적 결과를 가지고 있지만 어떤 과정을 사용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누군가 구조물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서 해석을 진행하고 있었다. 자세히 그 해석과정을 보니 전혀 다른 이론을 적용하여 결과를 얻은 것이다.
잘못된 이론을 사용하여 얻은 결과이니 맞는 이론을 다시 적용해 보라는 조언을 하고 나서 멍한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왜냐면 돌아온 말이 “이거 사용하나 거거 사용하나 결과가 같이 나와요~ 괜찮아요~” 였다.
우연의 일치로 비슷해진 답인데 다른 구조물에 적용하면 구조물의 안전은 어떻게 담보할지 매우 난감한 적이 있다.
연속체 구조물이 이산화 구조물로 그리고 최근에는 인장과 압축을 각각 담당하는 텐세그리티 구조로 나아가고 있다.
구조물의 해석을 수치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구조물의 해석과정과 설계과정 전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설계방식의 도입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이다.
그림은 텐세그리티 돔을 자동생성하는 절차를 확립하고 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정립한 것이다.
이제는 해석과 설계를 결과뿐 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오류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진행할 수 있는 단계에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