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형태를 가지는 구조물(free-form structure)에 대한 연구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공학분야에 인문학적 어휘가 입장했기 때문일까?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공학이라는 단어에 찾아온 자유는 마치 새로운 세계의 문이 열리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건축 (구조) 디자인 분야에서 사각형 그리고 직선이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물론 곡면과 곡선이 일부분 도입되기는 하였지만 계속 앞으로 꼭 가야만 할 것 같은 직진 감성에 비해 압도적이지는 않다.
모든 일은 시작이 중요하다. 첫번째 단추를 잘못 끼우면 결국 모든 단추를 다시 끼워야 한다. 아니면 우스광스럽고 불편하더라도 잘못 끼운채 살아가야 한다.
건축에서 나타나는 곡면이 아름다운 이유는 자연스러운 힘의 흐름에 순응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불편한 시각적 효과를 통해서 독특한 느낌의 건축이 완성되기를 의도하기도 한다.
자유로운 형태의 건축이 아름다운 것은 공학적으로 완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하면 공학적으로 완전한 곡면이 추한 경우는 없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공학적으로 미학적으로 인정받는 건축이 현실화되기 위해서 필요한 기반기술에 대한 관심과 인적자원의 양성에 대한 사회적 결의와 실천이 매우 미약하다.
또 한편으로 우리사회는 늘 융합과 협업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만 서로 융합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긍정적인 답을 얻기가 어렵다.
어쩌면 디자인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할 많은 일들이 그냥 너무 쉽게 지나치고 그래서 이 사회가 매번 잘못 끼워진 단추를 그냥 둔채로 옷매무새만 한없이 다듬고 있는 상태에 빠진 것은 아닐까? 차라리 차분히 모든 단추를 풀고 첫번째 단추를 다시 끼우는 편이 모두를 위해서 좋을 수 있다.
자유로운 형태를 가지는 구조는 혼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S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