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el Lomas de Cuernavaca

때로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가면 흐려지기 때문에 기록이 매우 중요하다. 멕시코에 있는 이 성당은 A가 오래전에 방문한 곳이다. 해가 거의 질 무렵 도착해서 성당안으로 걸어들어가는 동안 어둠이 내렸다. HP쉘의 형태를 가지는 곡면이 성당 전체를 덮고 있는데 정면쪽은 매우 높게 솟아있고 후면은 다소 낮은데 유리로 되어 있어서 산아래의 풍광이 유리창에 꽉 차게 되어 있다.  신부가 미사를 하면 연단의 뒤로 멕시코의 한 도시가 별빛처럼 펼쳐진다.

칸델라에게 관심이 있다면 이 성당을 칸델라가 설계한 것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도 있다. 아니면 누군가 칸델라를 오마주하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젊은 건축학도와 이곳을 방문하고 낯선 이곳에서 미사를 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 쉘은 이중 곡률을 가진다. 따라서 중력하중에 대해서 두가지의 상반된 형태의 힘이 내부에 작용하게 된다. 그림에는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표시되고 있는데 빨간색은 압축이 그리고 파란색은 인장이 작용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구조해석은 작용하는 힘에 대한 구조물의 저항 메카니즘을 분석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구조해석을 학습하다 보면 가끔씩 의문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왜 지금 이런 복잡한 이론을 이해하기 위한 수식과 컴퓨터언어를 배워야 하고 또 이해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으나 때로는 전문적인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기본이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태권도 도장에 가면 품새를 배우는데 힘든 나머지 왜 내가 이러고 있는지 몹시 지루해 하는 아이와 같을 수도 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엔지니어가 탄생하는데 꼭 필요한 것들은 우리들의 뇌를 체계적으로 훈련시키는 방법 이외에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가 없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힘들게 학습한 모든 내용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 우리 모두는 왜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을 지내왔는지 진정으로 깨닫게 된다. 이러한 순간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유단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공학은 파란색과 빨간색이 채우고 있는 곡면의 아름다움속에 숨겨진 정량적인 크기의 힘을 가늠하고 엔지니어는 구조물이 실제로 그곳에 서 있을 수 있는 지를 직접 결정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색으로 나타나는 분포를 통해서 우리가 설계하는 구조물을 더 크게 인식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