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해석기술의 확보와 개발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그리고 A가 Prof. H를 만나면서 해석기술이 필요한 이유가 구조물의 설계에 있다는 사실을 크게 깨닫게 된다. 과거 대학교육의 맹점중의 하나는 전체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수강생들이 잘 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내가 배우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가에 필요하다고는 이야기 하는데 실제로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어디에 사용되는지 미로속 같은 느낌이었다.
최근 공과대학에 속해있던 건축공학과는 건축공학과와 건축학과로 분리되어왔다. 디자인을 추구하는 건축학과는 어쩌면 상상속의 건축을 이상화하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건축공학은 이러한 이상화를 현실로 바꾸어 준다. 건축공학은 전통적으로 구조를 근간으로 한다. 구조는 건축설계단계에서 부터 중요하다. 특히 거대구조물의 경우에 구조가 건축이 되기도 한다. 이때 구조를 만드는 방법을 구법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구법을 시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건축공학에서는 구조재료 또한 중요하다. 그 이유는 구조재료가 잘 선택되고 사용되어야 안전한 건축물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시공재료라는 말을 쓴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만두를 만들기 위한 재료를 살때 “만두 만드는 재료” 또는 “만두재료”를 달라고 한다. 따라서 디자인 기반에서는 “건축재료” 그리고 공학기반에서는 “구조재료”라고 불리는 것이 상식적이다. 만두를 만드는 재료를 단순히 대상이 없는 “만드는 재료”라고 하지 않듯이 건축공학분야에서도 “시공재료”라고 하는 것은 무엇에 대한 재료인지 대상이 생략된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구조물을 시공하는 방법 다시말하면 “구법”은 일반적으로 구조를 설계하는 사람들이 고안한다. 또한 구조물을 시공하기 위한 도면 또한 구조엔지니어가 작성한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레고를 만들기 위한 설명서가 있고 우리는 설명서를 이용해서 원하는 형태의 레고를 만들게 된다. 구조도면은 레고의 설명서와 같은데 이 구조도면을 구조엔지니어가 작성하게 된다.
그렇다면 왜 건축공학분야에서는 대상을 지칭하지 않고 “시공”과 “시공재료”라는 용어를 쓰는 것일까? 이런 현상은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위의 그림은 구조시스템중의 하나인 전개 가능한 구조물(deployable structure)을 나타내고 있다. 전개가능한 구조물은 접고 펼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형태와 크기가 변화할 수 있는 구조이다. 실생활에서 우산과 접이식 자전거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전개 가능한 구조물에서 매우 중요한 것은 구조물을 접고 펼때 나타나는 형태의 변화를 세심히 관찰하고 이를 구현하기 전에 충분히 검증해야 하는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