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court roof

건축물의 디자인에서 유독 두드러진 부분이 있다. 너무 튀면 어색한 경우도 있고 무엇인가 튀는데 잘 어울리는 경우도 있다. 디자인은 늘 주관적인 것이지만 공감대를 형성하면 보편적 미의 틀에 들기도 한다. 일단은 보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 부담을 주더라도 기분좋은 부담감을 주면 일단은 성공이다.

영국을 여행하는 많은 이들이 대영박물관을 방문한다. 혹자는 영국박물관이지 왜 대영박물관이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대영제국시대에 전세계의 문화재를 수집(?)하였으니 애칭으로 대영박물관이라고 부르는 것도 아주 틀린 말이 아닐 수 있다.

박물관을 들어서면 넓은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이 탁트인 공간의 위를 쳐다보면 말그대로 공간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영국말로 great court로 불리는 곳인데 영국의 건축가 Norman Foster가 설계를 지휘하였다. 연간 6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대영박물관의 백미는 이 공간구조를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아름다움속에 숨겨진 이야기는 역시 공학이다. 지붕이 직사각형과 원의 틀로 이루어져 있다. 틀 속에서 표현할 수 있는 기하학적 아름다움은 일정한 수학적 표현과 힘의 흐름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하였다. 그 아름다움의 비밀은 균등한 힘의 분포에 있다. 곡면을 이루고 있는 모든 부재가 균등한 힘을 나누어 가지는 있으니 모든 사람들에게 어떤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 것이다.

가끔씩 형태 자체가 구조인 건축이 온전히 드러나면 우리에게 오는 감동은 배가 된다.

혹자는 말한다. 전통(old)과 혁신(new)이 함께 살아 숨쉬는 곳이다. 아무리 보아도 진정한 융합이 이루어진 듯하다. 경쾌하게 보이는 강재에 끼워진 약간 녹색을 띄는 유리 사이로 내려오는 빛이 박물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조금은 지쳐 있을 삶에 하나의 큰 쉼표를 주는 듯하다.

어쩌면 소중한 것은 늘 눈에 보이지 않는다. -S LEE

Leave a Reply